첫째 아이가 미취학 아동일 때 부터 <닌텐도 스위치>로 여러가지 게임을 해 왔어요. <마리오파티>같은 게임부터 <커비 시리즈><블러드 마고스 마키나이츠><마인크래프트><로블록스><포탈나이츠><휴먼폴플랫><팰월드>등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수준의 게임을 찾아서 즐겨왔지요.
첫째 아이는 어느덧 초등학생 5학년이 되어 제법 수준 높은 게임을 즐기게 되었고, 게임 센스도 제법 높아져서 저를 보필하는 역할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예전에는 생존 게임을 같이 하게 되면 조작, 제작, 해야할 일 등의 모든 작업을 제가 다 해야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요. 이제는 아이가 함께 해주니 게임이 할 만해졌어요.
초등학생 1학년인 둘째가 합세하여 3인용 이상의 게임만 즐길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게임 고르는게 너무나 어렵습니다.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멀티게임 추천><자녀와 함께 게임> 등의 수 많은 키워드로 검색해 보았지만 소개되는 게임이 거의 비슷하고 게임 소개만 있을 뿐 자녀와 함께 했을 때 어떤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답답했어요.
지금까지 자녀와 함께 한 모든 게임을 한 포스팅에 설명하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각나는 게임 위주로 장. 단점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자녀와 함께 어떤 게임을 하면 좋을까? 고민 중인 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첫번째로 소개드릴 게임은 <시크릿오브 그린디아>예요.
멀티게임 추천 #1 - 시크릿 오브 그린디아 (Secret of grindia) - 초등학생 저학년도 가능
STEAM - 1 게임당 16,000원 / 총 플레이 시간 31.8시간 / 스팀평가 : 매우 긍정적
Secrets of Grindea on Steam
Secrets of Grindea is an old-school Action RPG with co-op support for up to 4 players. Journey through fantastical lands and battle tons of different enemies and bosses in your quest for truth, friendship and, above all, finding the world’s rarest treasu
store.steampowered.com
아이들에게 "이번에 할 게임은 이거야"라고 보여주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그림이 왜이래요?" 였어요.
다른 일본 게임들 처럼 남캐, 여캐 그림이 멋지고 예뻤다면 지금보다 더 인기가 있었을텐데... STEAM에서 게임 설명을 보았을 때 부터 "이건 삼류게임이다"라는 감정을 같게 만드는... 만화가 지망생인 조카에게 의뢰해서 완성한 결과물이라 할 정도의 엉성한 일러스트가 최고의 단점인 게임입니다.
그러나 정통 스토리 JRPG 장르에 멀티가 가능하다는 점은 이 게임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어요.
<어스토니시아스토리><창세기전><포가튼사가><파이널판타지>같은 옛날 RPG 스타일의 게임을 멀티로 즐길 수 있는데 포기할 수 없지요. 해당 게임은 레벨업, 스킬, 장비, 실시간 전투, 퍼즐, 스토리가 있는 RPG 게임으로서 옛날 RPG 플레이 스타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런 게임 찾기 쉽지 않아요.
그럼 이 게임을 자녀와 멀티 게임으로 즐겼을 때 장. 단점을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1. 스토리 JRPG를 멀티로 즐길 수 있다.
제법 그럴듯한 스토리와 반전 요소도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 아이들에게 스토리 RPG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체험시켜줄 수 있어요. "스토리 RPG인지 어떻게 멀티가 가능하지?"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모든 플레이어가 지문을 다 읽을 때 까지 기다려야 다음으로 진행이 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문 앞, NPC 앞에 모이지 않으면 필드를 나갈수도 없고 NPC 대화가 진행되지도 않아요. 같은 공간에서는 자유롭게 떨어져서 다닐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여기저기 말 걸고 다니면 게임이 꼬이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대부분의 대사를 스킵해버리는 첫째 아이도 시크릿 오브 그린디아 대사는 꼼꼼하게 읽어 보더라고요. 그래서 저랑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가 지문을 다 읽을 때 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장점 2. 난이도가 적당하다. (쉽지 않다)
저는 3인 플레이로 31.8시간 동안 이 게임을 즐겼는데요. 오로지 스토리만 따라가면 20시간 내외면 클리어 가능합니다.
게임 말미에 아이들과 함께 마을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했기 때문에 플레이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숨바꼭질 게임이란?
공식적인 인게임은 아니지만 마을에서 코스튬을 변경한 후 마을 여기저기 숨고 다른 사람이 찾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캐릭터는 머플러가 있기 때문에 NPC인 척 하고 있어도 찾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걸 모르거든요.
NPC와 비슷한 헤어로 바꾼 후 NPC 옆에 서있으면 감쪽갔습니다.
대머리로 바꾼 후 빼꼼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찾은 후 엄청 재미있어 했어요.
RPG 게임 특성상 이것저것 모으고 레벨업을 위해 필드 사냥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게임에도 그런 요소가 존재한답니다. 특히 카드 수집이 그러한데요. 카드에는 각종 능력치가 붙어있기 때문에 캐릭터를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자녀가 어리다면 사냥 노동같은 반복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로 카드 수집을 하지 않더라도 게임 진행이 불가능하지는 않아요. 다만, 보스전 때 많이 죽을 수 있습니다. 보스 패턴이 단순하지 않고 슈팅 게임을 방불케할 정도로 스펙타클하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를 위해 아빠 캐릭터를 강화시켜 놓아야 어느정도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어요.
레벨을 올리면 아이가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WeMod> 치트 프로그램으로 스킬 포인트를 해금하고 모든 패시브 스킬을 찍어 놓으면 조금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Wemod는 유료/무료 서비스가 있는데요. 무료로도 이용할 수 있어요. 그래도 너무 어렵다! 하신다면 아이 캐릭터들도 스킬 포인트를 무제한으로 변경 후 플레이해도 재미가 별로 반감되지 않습니다. 모든 패시브 스킬을 찍더라도 컨트롤이 미숙하면 보스전에서 죽을 수 있어요.
멀티 시 캐릭터가 죽으면 유령으로 변하고 다른 캐릭터가 부활시켜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플레이할 수 있어요. 모두 죽으면 바로 전으로 돌아가 다시 플레이해야 합니다.
장점 3. RPG 특유의 퍼즐 요소가 많다.
초1 아이가 풀기에는 조금 어렵지만 센스 좋은 초5 아이는 풀 수 있는 퍼즐 요소가 매우 많습니다. 퍼즐이라고 해서 수학적인 요소가 있는것은 아니고요. 돌을 지정된 곳까지 옮기거나(Like 주차장 차 빼기 게임), 과거와 현재를 포탈로 오고가며 게임 진행 순서를 예측하거나, 스토리에 따라 NPC를 찾아가서 말을 걸거나 하는 요소가 매우 많습니다. 해당 요소가 반복되는것이 아닌 챕터(맵)마다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었어요.
주의! 아빠랑, 형아가 퍼즐을 풀 때 둘째 아이는 소외당하며 삐질 수 있습니다.
장점 4. 직업은 없지만 스킬로 직업을 구분할 수 있다.
시크릿 오브 그린디아에는 직업이 존해하지 않습니다. 어떤 무기를 착용하고 어떤 액티브 스킬을 찍는지에 따라 개성있는 캐릭터를 키울 수 있습니다. 한손검을 들고 한손감 액티브 스킬을 찍고 마법을 함께 찍어서 마검사 같이 키울 수도 있고 소환 관련 스킬만 찍어서 소환사로 키울 수도 있어요. 한손 무기 5종, 양손 무기 5종, 마법은 화염 3종, 얼음 3종, 대지 3종, 공기 3종, 공격 3종, 방어 3종, 강화 3종의 액티브 스킬이 존재합니다. 함께 플레이하는 아이가 게임을 어느정도 할 줄 안다면 공격력, 방어, 시전 속도, 방어막 등을 걸어줄 수 있는 스킬들을 주력으로 찍은 후 서포트 캐릭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채팅창에 /respec 입력 시 모든 스킬 포인트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스킬을 찍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 드리고 싶은것은 한손검 트리인데요. 한손검은 평타 관련된 스킬이 있기 때문에 공격속도를 올리면 파바바바바박! 딜이 박히는 시원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근접에서 때려야 하기 때문에 잘 죽을 수 있어요.
장점 5. 소울라이크 번외 게임이 준비되어 있다.
모든 스토리를 클리어 후 아케이드 모드를 통해 소울라이크 장르로 즐길 수 있습니다. 타 소울라이크 게임처럼 매 게임마다 맵이 변경되고 게임 내에서 나오는 몬스터와 아이템의 종류도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난이도가 매우 어렵지만 플레이를 반복하며 얻은 제화로 마을에 NPC를 해금하면 캐릭터를 영구적으로 키울 수 있는 요소들이 나타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스토리 클리어 후 아이들과 함께 잠깐 즐기고 접었어요. 본게임을 30시간 가량 했기 때문에 오래 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단점 1. 스토리만 따라 가다보면 캐릭터가 약해진다.
시크릿 오브 그린디아에는 무척 다양한 종류의 거대 몬스터가 존재합니다. 패턴이 단순하지 않고 스펙타클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보스 또 언제 나오지?" 기다렸어요. (아무래도 퍼즐, 대화 요소보다는 전투하는게 아이들 입장에서는 더 재미있으니까요) RPG 게임은 캐릭터 레벨업 및 강화를 위해 반복적으로 몬스터를 잡는 행위가 필요한데요. 해당 게임에서도 카드를 얻기 위해 몬스터를 잡아야 원활하게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만약 스토리만 따라가며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 중. 후반에는 WeMod로 스킬 포인트 무제한 치트를 사용 후 플레이하시길 권장드려요. 그렇게 해도 보스전은 스펙타클 했습니다.
저, 두 아이 모두 35레벨 때 게임을 클리어했어요.
단점 2. 스킬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마법이 화려하지 않다.
이 게임은 한손검, 양손검이 마법 몰빵 캐릭보다 더 강해요. 첫째 아이가 처음에는 마법으로 키우다가 저랑 동생이 검으로 적을 쓸고 다니는것을 보고 검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는 "검 왜이렇게 강해요?" 라며 감탄을 했지요. 각 항목별로 액티브 스킬이 5개 존재하고 강화를 통해 10레벨까지 찍을 수 있지만 레벨 제한없이 처음부터 맛보기로 다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스킬에 대한 흥미를 매우 빨리 잃어요. 흥미를 위해. 한손감 -> 양손검 -> 마법 이런식으로 바꿔가며 플레이하는게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단점 3. 모든 캐릭터가 함께 있어야 진행이 가능하다.
마을에서 집에 들어가는 것은 따로 가능하지만 마을을 벗어나려면 모든 플레이어가 도착해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가라, 여기로 가라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RPG 장르 특성상 스토리를 위해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데요. "OO아~ 이번에는 저쪽으로 가볼까?" 라고 일일이 제안해야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나는 오른쪽 맵으로 가보고 싶은데 아이가 왼쪽 맵으로 가보고 싶어하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퍼즐 중에서 포탈을 타고 이동하는 기믹이 존재하는데요. 한 사람이 도착했더라도 다른 사람이 도착해야 게임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가 도와 돌라고 하면 좋지만 자존심 때문에 "내가 할게요"하면 10분 가량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아이들에게 그랬어요. "이건 스토리 게임이니까 지문을 꼼꼼하게 읽어봐" 그런데 첫째 아이가 지문을 너무 열심히 읽어서(초1 둘째 아이는 막 넘김) 저랑 둘째는 군말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할 땐 심호흡 한번 하시고 여유있게 게임을 진행해주세요.
단점 4. 진엔딩을 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들과 보기에 불가능하다)
저는 찝찝한 가짜 엔딩만 보고 게임을 접었습니다. 진엔딩을 보려면 엄청난 조건들이 존재했는데 그걸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생각하니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클리어 후 진엔딩 영상을 찾아 별도로 시청했습니다.
단점 5. 키보드 or 키패드로만 조작이 가능하다.
메인 화면에서부터 게임 내 메뉴까지 마우스로 조작이 불가능해서 처음에는 약간의 적응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모르게 마우스로 손이가서 아차! 하고는 했어요. 키모드+마우스 조합으로 조작하면 훨씬 편했을텐데 왜 이렇게 만들어 놓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시크릿 오브 그린디아 한글 패치 방법
해당 게임은 한글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한글 패치를 해야 합니다. 스팀앱 - 라이브러리 - 시크릿오브 그린디아 - 창작마당에 들어가면 태극기가 그려진 모드를 찾을 수 있는데요. [구독하기] 눌러주면 게임에 한글이 바로 적용됩니다.
총평
대작 게임들은 대부분 싱글플레이인 경우가 많고 멀티 게임 정보를 찾아보면 "멀티 게임으로서 적합한가?"에 대한 정보가 아닌 플레이 방법이나 스토리에 대한 설명만 가득하기에 아이와 하기 좋은 멀티게임 찾는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시크리 오브 그린디아는 2D 도트 게임이라 밝은 느낌으로 게임을 할 수 있으며 요즘 찾아보기 힘든 JRPG 멀티라는 점에서 희소성있는 게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통보다 살짝 어려운 보스 전투 난이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고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